여권 내 대선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확고한 지지율을 바탕으로 당내 기반을 넓히고 있다. 최근까지만 해도 민주당 내 이재명계 의원은 이 지사와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(4선), 경기 성남 지역에서 인연을 이어온 김병욱 의원(재선), 중앙대 동문인 김영진 의원(재선) 등 손에 꼽을 정도였다. 21대 국회가 출범하면서 새로 입성한 이규민·김남국 의원 등이 이재명계에 합류했고, 안민석·조정식·노웅래 의원 등 민주당 중진들도 이 지사를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. 호남 인사인 민형배 의원(초선)이 이 지사를 돕겠다고 나선 것도 눈에 띈다.
지금까지 소수파로 불리던 이재명계 의원들은 오는 20일 ‘성장과 공정’ 포럼 발족을 통해 세를 과시할 예정이다. 이후 이 지사의 대표 정책인 기본소득, 기본대출, 기본주택과 관련해 사전 입법 작업을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해졌다. 이 지사 측 핵심 의원은 “현재까지 가입 의사를 밝힌 의원만 30여 명”이라며 “이 가운데 최근 당직을 맡은 의원도 있다”고 귀띔했다.
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지지하는 이른바 SK계는 민주당 내에서 최대 계파로 불린다. SK계 의원이 주축이 돼 출범한 광화문포럼이 지난 11일 정 전 총리의 강연을 연 자리에는 50여 명의 민주당 의원이 몰렸다. SK계는 정 전 총리가 2008년부터 2년 동안 당대표를 맡았을 때부터 인연을 맺은 의원들이 주를 이룬다. 김영주(4선), 안규백(4선), 이원욱(3선), 김교흥·김성주·안호영(재선) 의원 등이 핵심으로 꼽힌다. 최근에는 이용빈·조오섭·신정훈·김회재 의원 등 광주·전남지역 의원들이 정 전 총리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명했다.
일부 의원은 그러나 각각의 대선후보 조직에 이름을 두루 올리는 모습도 보였다. 수도권의 한 초선 의원은 “아직 완전히 지지후보를 정한 것은 아니다”며 “일종의 보험 차원에서 참여하고 있다”고 말했다. ‘무(無)계파’를 고집하는 의원들도 있다.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특정 후보 계파로 언론에 분류되자 “사실이 아니다”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.
민주당 밖에서도 대선주자별 진용이 뚜렷해지고 있다. 이 지사의 전국 단위 지지모임인 민주평화광장에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,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변호사, 황석영 작가 등이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.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역시 이 지사를 직·간접적으로 돕는 것으로 전해진다. 여권 내 ‘경제통’으로 불리는 최운열 전 의원과 신경민·이훈 전 의원 등은 이 전 대표를 돕기로 했다.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, 최재성 전 정무수석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인사들은 정세균 캠프 합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.
여권 내 대선주자들은 14일 5·18 41주기를 앞두고 ‘호남 챙기기’에 적극 나서고 있다. 이 전 대표는 전날부터 나흘간 광주에서 강연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. 정 전 총리와 이 지사 역시 광주행(行)이 예정돼 있다.
조미현/전범진 기자 mwise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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